아주 어릴 적 홍콩에 살 때는 단연 "No~~~" 가 먼저였습니다ㅋㅋㅋㅋ 아기 때 한 말이었으니 그리 오래가진 않았으나 노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알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창 한국어와 프랑스어가 서로 내가 모국어야!! 다투고 있을 무렵 저희는 카타르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카타르는 또 다른 세상이잖아요? 영어와 아랍어가 공용어입니다. 놀이터만 가도 모든 아이들이 거의 영어를 쓰며 놀고 있습니다. 저희 첫째의 성향에 대하여 먼저 이야기 해보자면... 아주 사교적이고 활발한 아이입니다. 이 부분은 아빠를 똑 닮았습니다. 별로 사교적이지 않은 저는 아이들 덕분에 여기 저기 매번 스몰톡크를 하고 다닙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합니다...ㅋㅋㅋ첫째는 놀이터에 가서 다 모르는 친구들이어도 꼭 같이 놀더라고요. 이건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른데.. 우리 둘째는 그렇지 않습니다. 누가 자기한테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ㅋㅋㅋ 본인이 누구랑 놀고 싶으면 꼭 첫째한테 가서 "저기 저 친구 좀 봐봐, 미끄럼틀 타고 있어!" 등등 스리슬쩍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아니면 저한테 와서 "엄마 내가 같이 놀고 싶다고 이야기 해주면 안돼?" 항상 물어봅니다. 그래도 아이보다 용감한 엄마가 대신 얘기해주기도 했지만... 결국엔 본인이 직접 말도 걸고 다가가야 하거든요. 매번 제가 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유치원 새학기가 시작되고 아침 먹다가 갑자기 첫째가 둘째한테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 둘째야, 친구들이랑 놀고 싶으면 너가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 해야해. 같이 놀자고."
옆에서 듣다가..ㅋㅋㅋ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저 웃었습니다. 맞는 말이거든요. 첫째도 둘째가 좀 걱정이 된 걸까요? 아무튼 그런 첫째가 조언을 해 주는 것도 일리가 있는 게 본인의 경험담이거든요. ㅎㅎ 적극적인 첫째는 영어도 금방 늘었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가 놀이터에서 또래 친구들과 자주 놀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근데 가만보면 매 번 첫째가 놀이를 먼저 시작합니다. 가까이 다가가선.... "Catch me!!" ㅋㅋㅋ 캐치미! 이러고 도망갑니다. ㅋㅋㅋ 그럼 다른 애들은 그냥 뭣도 모르고 잡고 봅니다.ㅋㅋㅋㅋ 저는 아이들 관찰하는 걸 좋아하다보니 어느 순간 보이더라고요. 첫째가 처음 모르는 친구들과의 어색함을 깨기 위해 먼저 다가갑니다. 그리고 처음 시작은 매번 "캐치미!!" 인 겁니다. ㅋㅋㅋㅋ 그 어린 나이에도 다른 아이들이랑 놀 때 어떤 말을 해야 쉽게 잘 놀 수 있는지 터득을 한 걸까 생각했죠. 그리고 한껏 뛰면서 땀 흘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 채로 다른 놀이도 이어서 놀 수 있는 거죠. 역시 언어와 체육이 곁들어지면 아이들은 놀면서 터득하게 됩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문장 단위로 영어가 늘더라고요.
"캐치미"
"미캐치유"
"유캐치미"
"아이캣취유"
"웨얼알유"
....
이 놀이를 할 때 만큼은 필요한 문장을 완벽하게 구사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잡기놀이 | |
나 잡아봐라! | Catch me! |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라! | Catch me if you can! |
나 여기 있지! | I am here! |
나 못 잡겠지 | You can't catch me |
너가 나 잡아봐! | you catch me |
내가 너 잡으러 간다! | I am going to catch you. |
기다려! | Wait! |
준비 요이 땅! | Ready set go! |
준비됐어? | are you ready? |
응!!! / 아직! | Yes! / Not yet |
나는 빨라! | I am fast |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신기하기도 했고요. 저희 부부는 영어를 거의 스무 살 되서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초중고 때 배웠던 영어는 보통 문법, 시험 위주 였기에 실제로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아이들도 언젠가 스스로 터득하겠지 좀 마음 놓고 있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다 커서 배우면 엄청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엄~~청 노력하고 꾸준히 공부해야 내 것이 된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친구들이랑 노는 게 마냥 좋은 아이들은 재밌게 놀 수만 있다면... 아무리 외국어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집은 아무래도 한국어 프랑스어가 가장 우선이지만 이제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영어도 조금씩 신경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공부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언어를 흡수시킬 수 있을지 오늘도 고민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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