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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필기노트/엄마와 아이를 위한 프랑스어

프랑스 유치원에서는

by minisha 202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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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에서 첫째의 취학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제가 나온 초등학교에 나왔던지라 더욱 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만일 아이들이 제가 졸업한 초등학교를 갔다면 어땠을까요? ㅎㅎㅎ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옵니다. 한편 프랑스는 의무교육이 만 3살부터 입니다. 분명 프랑스 부모라면 제가 마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를 받았을 때처럼 뭉클한 느낌을 받겠지요. 처음 프랑스에 갔을 때 첫째가 유치원에 입학해야 할 시기였어서 정말 긴장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유치원인데도 프랑스에서는 엄연히 학교라는 명칭 (École maternelle)을 씁니다. 어린이 집처럼 아이를 돌봐주는 기관이라기보다 아이들이 정식 교육을 받는 교육기관이라고 생각하니 유치원생인데 마치 초등생인 마냥 바짝 쫄았었습니다...ㅋㅋ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일단 교문이 학교에서 너무 멀었습니다. 운동장을 지나쳐서 그 작은 아이들이 자기보다 큰 가방을 메고, 둘 씩 짝 지어 때로는 혼자 아장아장?은 아니겠지만 총총총 학교로 들어가는 뒷 모습을 보니 자꾸 울컥했습니다. 교문을 들어가서도 아이들 교실이 거의 운동장에서 걸어 들어온 만큼 더 걸어서 가야했으니, 엄마 손을 떠나 혼자 씩씩하게 걷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더랬죠. 안에 들어가면 자기 사물함에 가방과 옷을 걸어두고, 실내화(슈쏭) 를 갈아신은 후 교실로 들어갑니다. 첫 주는 적응기라 그래도 부모가 교실로 데려다 줄 수도 있고 실내화도 갈아신겨줄 수 있지만 둘째 주부터는 스스로 가야합니다.

 
가장 걱정이었던 점은 유치원 입학 조건이 아이가 기저귀를 떼야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첫째는 많은 시도를 하였으나 결국 배변 훈련에 성공하지 못한 채로... 기저귀 대신 속옷을 입혀 유치원에 보냈습니다. 물론 여벌 옷도 함께요. 안 봐도 아시겠지요. ㅎㅎ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첫 주는 매일 실수를 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아이들을 주기적으로 화장실에 데려가고, 25명의 아이들이 다 같이 배변훈련을 하다보니 둘째 주 즘에는 실수가 잦아들더니 셋째 주에는 완벽하게 기저귀를 떼더라고요. 처음엔 만 3살 아이들한테 너무 가혹한 게 아닐까... 각자의 타이밍이 있을텐데 너무 강요하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때가 적정기였던 것 같아요. 스스로 자립심도 느끼고, 첫째가 더 이상 기저귀가 필요하지 않았을 때 얼마나 뿌듯해 했었는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이기도 합니다. 혹시나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과정에서 생길 지 모를 위험한 상황을 대비하여 철저하게 이러한 규칙을 제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알고 보니 다 맞는 말이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금은 그런 시기가 다 지나고... 우리 둘째가 유치원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겨우 한 학기가 끝난 시점이지만 그래도 내년 9월이면 이제 초등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들떠있습니다. 그리고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매 번 방학이 오면 아이들이 그 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각 영역마다 파일을 보내줍니다.

  • 아랍어
  • 영어
  • 작문 관련: 그래픽부터 글쓰기 
  • 아이들 조작 활동
  • 작문 활동
  • 활동북 <모든 영역을 이용한 언어 사용> <첫 수학 활동> <세계 탐험>

꽤 많은 양이기도 하지만 외국인 엄마는 꾸역 꾸역 다 읽어봅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그동안 한 활동들에 대하여 이야기도 나눠보고 참 뿌듯합니다. 비록 아침 7시반에 등교하여 오후 1시면 오지만, 정말 많은 걸 해내었구나 생각하니 참으로 대견합니다. 아이들 작문 활동 북을 보다가 눈에 익은 책이 하나 보입니다. 바로 <La couleur des Émotions> 입니다. 한국어로는 <알록달록 색깔괴물> 영어로는 <The color monster> 입니다. 



알록달록 색깔괴물 프랑스어 버전 각 감정을 나타내는 색깔 괴물 

 

프랑스에 있을 때 많이 추천을 받았던 책입니다. 유치원에서도 쓰기도 하고, 영어로도 유명한 책입니다.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감정 변화?를 색깔 괴물로 표현했다는 점이 참 독특하고 이해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색깔 괴물, 지난 번 책도 그루팔로 괴물... ㅋㅋ 제가 괴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ㅋㅋㅋ동화책에 괴물이 많이 등장하는 걸 보면 사실은 괴물이 아이들이 상상하는 것 만큼 그렇게 무섭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는 거겠죠? 몬스터 주식회사라는 영화도 있잖아요ㅎㅎ 아이들이 괴물이라는 말 자체를 무서워하면서도 막상 영상이나 책으로 접하는 괴물은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우스꽝 스러운 모습에 깔깔깔 웃기도 하고요.ㅎㅎㅎ 무시무시한 괴물보다 그래도 친구 같은 괴물이 낫겠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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